혈액형 다이어트에 대한 과학적 관점

이른바 혈액형 다이어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과연 이러한 방식이 효과가 입증되었을까요? 혈액형별로 특정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이 주제는 매우 인기가 많으며 많은 긍정적인 후기들이 존재합니다. 혹시 정말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니 과학적 관점에서 주요 주장을 분석해 봅시다.

혈액형 다이어트를 누가 개발했나?

과학계의 공통된 견해에 따르면 혈액형은 우리가 섭취해야 할 음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 반대되는 견해를 기반으로 혈액형 다이어트를 만든 사람은 바로 자연요법 전문가 피터 다다모(Peter D’Adamo)입니다. 그는 의학 학위를 갖지 않고 “치료사” 자격증만 소지하고 있습니다. 다다모는 각 혈액형이 상이한 진화적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혈액형에 따라 식단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주장은 환자들을 관찰했던 개인적인 경험과 임상 사례에 기반하고 있을 뿐, 통제된 연구에 기반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 세계적으로 세미나를 열고 수백만 부의 책을 판매하며 과학적 근거 없이도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혈액형 다이어트의 기초는 무엇인가?

이 다이어트의 전제 조건은 약 6만 년 전 원시 사냥꾼들에게서 혈액형이 처음 등장했다는 잘못된 가정입니다.

고등 유인원(침팬지, 고릴라)도 인간과 동일한 4가지 혈액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냥꾼”, “농부”, 또는 “유목민"으로 분류될 수 없습니다.

다다모의 혈액형 진화 이론은 개인적 의견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진화에 대한 추론입니다:

첫 번째 보편적인 O형 혈액은 6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 사냥꾼-채집인의 식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현대인은 네안데르탈인의 직계 후손이 아니며 혈액형과 관계없이 이런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네안데르탈인 이전에는 혈액형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O형 인간은 “팔레오 다이어트"를 따르고 동물성 단백질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하며 곡물은 피해야 합니다.
두 번째 A형 혈액은 약 기원전 15,000년 경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전환하면서 나타났습니다. “농경형” 혈액형은 육류 및 유제품 섭취를 피해야 하며, 현대의 A형 사람들은 채식주의 식단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 B형 혈액은 약 기원전 10,000년 경에 일부 인류 집단이 유목 생활을 시작하고 곡물을 섭취하며 인종 간 혼합이 이루어진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B형은 균형 잡힌 식단을 권장하나 해산물, 돼지고기, 닭고기를 피해야 합니다.
네 번째 AB형 혈액은 약 1500년 전, 비교적 최근에 A형과 B형의 혼합으로 발생했으며 이는 다양한 식단 덕분이라고 합니다. 이 그룹의 식단 권장 사항은 상당히 모순됩니다(사실 다른 혈액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터 다다모는 이러한 “사실"을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인류학 및 혈액학 교과서에는 이런 가설조차 없으며, 이론은 물론이고 증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혈액형 다이어트의 진화 생물학적 기초는 다이어트 저자의 비전문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영양학회의 1415개의 혈액형 다이어트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이 문제에 부합하는 논문은 단 한 편뿐이었습니다(이 연구는 콜레스테롤과 혈액형의 관계에 관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원문 을 참조하세요).

실제로 혈액형의 진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유전자 진화 계통수

면역유전학자 루이즈 C. 드 마토스와 하롤도 모레이라는 브라질 혈액학 저널에서 혈액형 기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O형 혈액이 진화적 의미에서 첫 번째 혈액형이 아닙니다. 이는 O 유전자가 ABO 유전자 자리에서 A와 B 유전자보다 먼저 진화했음을 의미하지만, 실제로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인간과 비인간 형태의 ABO 유전자(대립유전자) 간 필로제닉 연관성에 따르면 A형이 가장 먼저 진화했습니다. O형은 A와 B에 비해 비정상적인 형태입니다.” 혈액형의 기원과 진화적 발전에 대한 상세 내용은 원문 “Was the O type the first blood type to appear in humans?” 를 참조하세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인류학 연구소 및 박물관의 인류생태학 연구실 선임 연구원이자 생물학/의학 박사인 안드레이 이고레비치 코즐로프 박사의 피터 다다모 저서 “혈액형 네 가지 – 건강으로 가는 네 가지 길” 서평은 Anthropogenesis.ru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최고의 러시아 과학 대중화 전문가들의 다년간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훌륭한 자료로, 혈액 진화 주제와 관련된 가장 많은 답변을 제공합니다.

“모든 혈액형은 농업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인류에게 존재했습니다.”

둘째 혈액형은 약 5~6백만 년 전 침팬지와 호미니드의 공통 조상에서 발전했습니다. O형 혈액은 약 3.5백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B형은 A형에서 약 2.5백만 년 전에 발전했습니다. 다다모의 주장에 따르면 A형 혈액은 “주로 육식"이어야 합니다.

또한 다이어트 저자가 간과한 또 다른 큰 오류는 농경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특정 “농업 에덴” 지역에서만 A형 혈액이 발생했다고 보았으나, 인류학적 발견과 유전자 연구는 농경이 독립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발전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초기 정착 공동체의 농사 행위는 몇 세기 동안 발달하지 않았으며, 자주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초창기 농부들이 사냥꾼-채집민보다 건강했다는 저자의 낙관적인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멉니다. 사실, 농업이 중동에서 시작된 이후, 사람의 평균 신장은 약 15cm 감소했습니다. 농업이 100% 유기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유전적 적응은 예상보다 느리게 이루어집니다.

혈액형이란 무엇이며 무엇에 영향을 미치는가?

간단한 언어로 혈액형과 Rh 요인을 설명하는 5분짜리 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이 영상은 불필요한 세부사항 없이 핵심 이론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렉틴은 왜 문제가 되었는가?

혈액형 다이어트 이론의 핵심은 렉틴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렉틴은 적혈구(적혈구)를 응집시킬 수 있는 단백질 및 효소입니다. 다이어트 저자는 특정 혈액형에 맞지 않는 음식에 포함된 렉틴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적혈구 “응집”, 간경변, 심장마비, 혈관 막힘, 신부전, 동맥경화, 면역 저하 등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과학은 렉틴이 혈액형과 관계없이 적혈구를 “응집"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렉틴은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 생명체에 널리 존재하며, 약 800여 종 중 대부분은 효소 기능을 하지 않으며 면역 반응만 일부 돕습니다.

“렉틴의 작용은 혈액형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는 곡물에 포함된 글루텐 불내증과도 관련이 없습니다.

혈액형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혈액형의 다양성은 수백만 년 동안 진화적 방어가 구축되어 온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실제로 특정 인구 그룹과 혈액형 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식단이 아닌,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자연 선택의 압력으로 설명됩니다. 이 이론의 증거로 런던 유니버시티 컬리지의 로버트 세이모어 교수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특정 수학 모델이 있습니다. (전체 연구 내용과 수식은 링크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모델에 따르면, 인구 집단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우세할 때는 0(I)형 혈액이, 박테리아 감염이 더 일반적일 때는 A형과 B형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식단과는 무관합니다.

혈액형과 인종

피터 다다모가 제시한 1형 혈액이 높은 인종과 관련이 있다는 언급은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혈액 분석만으로 인종을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인종은 서로 다른 인간 종이 아닙니다! 인간 생물학 연구는 인종과 혈액형 간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지 않지만, 상관관계는 존재합니다. 인류는 그 “구성"과 기원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동질적입니다.

우리는 성별, 외모,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유전자적으로 99.9% 동일합니다. 이러한 “동질성"은 자연에서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인간보다 유전적 변이가 2~3배 많고, 오랑우탄은 8~10배 더 많습니다(이들도 우리의 가까운 친척입니다). 특정 폐쇄적 인구 집단에서 혈액형의 분포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도 있습니다. (예: 호주처럼 조상이 적은 경우), 병목 효과(원주민 그룹에 일반적으로 나타남), 집단 내 혼인 등.

한 가지 예로, 유당 불내증은 유당 내성 유전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국 원주민 중 유당 불내증 비율은 100%이며, 이들의 30-35%는 II(A)형 혈액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당 불내증 비율이 98%에 달하는 태국인의 경우 III(B) 알레르기가 25-30%를 차지합니다. 완전 육식인 에스키모인의 경우 유당 불내증 비율은 80%이며, 이들의 혈액형 중 80-90%는 I(0)형입니다 ( 출처 ).

혈액형과 질병. 관련이 있을까?

면역력과 혈액형의 연관성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습니다. 일부 질병은 실제로 혈액형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가 명백히 증명된 질병은 단 7가지뿐입니다(!). 그렇다면 특정 질병과 혈액형 간의 통계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닥터 에릭 토폴은 이렇게 언급합니다. “빅데이터에서 상관관계를 찾는 관행은 어떤 결과라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 감수성과 2형 혈액형의 관련성을 찾고 싶다면, 수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면 어떤 연관이든 찾아낼 수 있습니다.” 혈액형과 질병의 연관성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을 여기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I(0)형의 사람들이 위궤양에 더 자주 걸릴까요? 1993년에 발견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는 이 혈액형의 독특한 단백질뿐 아니라 특정 친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백 가지 사례 중 하나일 뿐입니다.

혈액형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가장 흔한 질병의 실제 원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비활동적인 생활 방식, 흡연, 과식 등은 혈액형에 상관없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확실한 위험 요소입니다.

혈액형에 따른 다이어트는 효과가 있을까?

닥터 다다모의 혈액형 다이어트에 대한 첫 번째 종합 연구는 2014년에 진행되었으며, 논문 전문은 Plos.One 저널에 발표되었습니다. 논문 제목은 “ABO 유전자형, 혈액형 다이어트 및 심혈관 대사 위험 인자” 입니다. 이는 실제로 질 높은 연구로, 토론토 대학에서 진행되었으며, 관련 주제를 더 탐구하려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참고 자료를 제공합니다.

혈액형 다이어트의 목표는 특정 질병, 특히 혈관 관련 위험을 줄이는 것입니다. (렙틴을 기억하시나요?) 이 연구는 다이어트와 심혈관 대사 건강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해당 연구 내용은 위 링크에서 자세히 읽어볼 수 있으며, 여기에서는 연구 결과의 핵심만 요약하겠습니다. 혈액형과 관련된 특정 다이어트를 따르는 것은 심혈관 대사 위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혈액형에 관계없이 동일한 결과를 낳는다는 점입니다.

즉, 제안된 다이어트와 상관없이 건강한 사람들이 의료적으로 특정한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 다이어트를 따르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체중 감소, 허리둘레 감소, 혈압 저하,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인슐린 개선 등의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혈액형에 따른 특별한 추가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의 다이어트를 실시했을 때, 기대된 결과를 초래했으나, 그 결과는 혈액형과 무관했습니다. 다만, 혈액형 관련 다이어트 중 일부는 개인 차원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III(B)형임에도 유당 불내증을 가진 경우 유제품 섭취 권장이나, 고기 섭취가 많은 사람들의 통풍 악화 등과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혈액형에 따른 다이어트는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피터 다다모의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성 주장에 대해 깊이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관성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이해하기 위해 “바넘 효과” 만 확인해보셔도 충분합니다.

저를 이 리뷰로 이끌었던 영상을 소개합니다: